나는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고, 여러 할일을 하면서도 음악을 듣는 편인지라 이어폰을 애용하는 편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이어폰을 거치다가 정착한 이어폰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이 이어폰을 내가 산 건 아니고, 선물받았다. 그렇지만 적어도 협찬이나 광고는 절대 아니다…! 직접 6개월정도 쓴 후에 남기는 리뷰다.

자브라는 찾아보니 덴마크 유수의 사운드 장비 회사라고 하더라. 자브라라는 회사는 잘 몰랐는데 음향장비에 관심있으신 아버지께서 써보라고 주신걸 계기로 알게 되었다.

외형은 이렇게 생겼다. 동그랗고 별로 크지 않은 크기의 충전 케이스.

막 굴렸더니 케이스 안쪽이 지저분하다;; 받은 색상은 블랙이고, 저 이어버드의 크기와 모양이 귀에 편안하게 딱 맞물려 들어간다. 6만 몇명의 귀를 정밀분석하여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다고 하는데 그건 맞는듯하다. 확실히 편하다. 실리콘도 L사이즈와 S사이즈를 따로 줘서 아마 웬만한 사람들 귀엔 편안하게 들어갈듯. 나는 이걸 운동할때도 자주 쓰는데, 방수도 잘 되어있는 것 같고 이어폰에 달린게 물리버튼이라 터치식에 비해 잘못 눌릴 일이 웬만해선 없는게 되게 편하다. 운동하면서 격하게 뛰어도 귀에 잘 붙어있는것 역시 장점이다.

무선충전 가능하단 표식도 찍어봤다.

외형설명은 이 정도 하고.
일단 ANC에 대해서 말인데… 이건 PNC자체가 괜찮아서 ANC도 덩달아 잘 작동되는거지 보스 qc이어버드II만큼 뛰어난 차음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커널형 이어폰인지라 기본 차음성이 좋은 편인데, 밖의 소리를 상쇄하는 소리로 노이즈를 제거하는 액티브 노이즈캔슬링은 정말 시끄러운 공간에서는 잘 체감이 안 되는듯. 이어폰 자체에 여러 모드를 설정할수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off모드와 ANC모드가 그렇게 잘 구분되지는 않았다. 뭐 그래도 시끄러운 음악 나오는 헬스장에서 노캔 켜놓고 내가 듣고싶은 음악 들으면서 운동할 정도의 차음성은 있다.

그리고 음질과 사운드. 내가 좋은 이어폰들은 보스와 에어팟프로 정도밖에 안써봤다는걸 고려하고 읽어야 할 듯하다. 가격이 무진장 비싸고 음질이 뛰어난 전문가용 이어폰을 쓴 적이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보면, 내가 좋은 이어폰을 쓴적이없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정말 소리가 괜찮다. 상당히 명쾌한 소리를 들려주는 이어폰이다. 이어폰을 끼면 소리가 들리는 위치가 아주 가깝다는 느낌이고, 머리 중앙에서 소리가 인식된다는 느낌이 강하다. 공식 앱으로 이퀄라이저 튜닝이 가능하지만 그걸 다 기본모드로 설정한 채로 들었을 때, 고음도 저음도 딱히 부스트되지않은 밸런스좋은 플랫한 소리가 난다. 소리가 명쾌하다고 했는데, 중고음 위치의 보컬이 특히 그런 편이다. 그래서 이 이어폰을 써보면서 느낀건 요아소비나 녹황색사회, 한국아티스트중엔 드림캐쳐나 윤하같은 여성보컬의 밴드곡이 정말 잘 어울린다는 것이었다. 남성중에서도 목소리가 맑고 높은 사람들이 잘 맞는데, 그래서 루시 곡도 잘 어울리는 걸 느꼈다. 클래식피아노 독주의 터치와 울림의 구현은 좀 떨어지지만, 오케스트라나 밴드의 악기들 소리는 꽤 디테일하게 들리는 경향이 있다. 독주보단 합주에 맞는 이어폰인듯. 기타 줄 긁히는 소리나 숨소리를 많이 쓰는 보컬의 간질간질한 숨소리같은게 잘 들린다. 아이돌노래의 경우 아이돌 보컬의 대다수가 목소리톤이 높고 맑다보니 그들의 노래 역시 무난하게 잘 소화했다. 보스 이어버드 II와 비교하자면, 보스는 저음이 부스트되고 킥이 상당히 타격감있게 들려서 베이스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정말 딱이고, 힙합에 유독 잘 맞았다. 비트가 중요하고 대체로 래퍼의 톤이 저음이다보니 저음과 비트에 강한 보스가 힙합에 정말 어울린다고 느꼈는데ー가족이 갖고있어서 비교시청해봤다ー 이 자브라 이어폰은 힙합에는 잘 안 맞는듯하다. 물론 들을려면 들을순있고 나쁜건아닌데, 보스에 비해서는 비트가 덜 들린다. 아이돌곡도 블랙핑크같은 힙합느낌이 강하고 베이스가 빵빵한 곡들(ex. Pink Venom)의 경우 자브라 이어폰은 이퀄라이저로 저음을 부스트해야만 보스같은 성향의 소리가 난다. 그래도 자브라 이 이어폰의 장점중에 하나가 앱으로 이퀄라이징이 가능하단 것이다. 그래서 곡의 특성에 따라 튜닝을 달리하며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EDM류의 음악이 튜닝달리하며 듣는 재미가 있는 편.

단점을 써보자면… 커널형이라그런가 오래 들으면 귀에 좀 무리가 온다. 내가 침삼키거나 물마실 때의 잡음도 꽤 잘 들리는 편이고. 그래서 이어폰을 2시간 넘게 계속 끼고있는 경우는 드물다. 난 외이도염이 무섭기때문에 어느정도 듣고나면 이어폰을 빼고 쉬는 시간을 가지며 이용하는 중이다. 그리고 약간의 레이턴시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레이턴시정도는 별 신경 안쓰여서 괜찮았는데, 이 이어폰 끼고 리듬게임은 아마 불가능할 것 같다. 리겜을 하기엔 레이턴시가 심한 편이라… 이 이어폰 리뷰 찾아봤을때 소리 늦어지는 것에 민감한 분들의 비추 후기도 꽤 많은 듯했다.

총평, 몇몇 단점은 있지만 지금 인터넷상에 보이는 최저가로 사면 가성비 정말 좋을 것 같다. 난 내가 산게아니고 아버지께서 쓰라고 주신 걸 쓰고있는거라 언제 얼마에 사셨던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괜찮은 이어폰. 한국에 그렇게 잘 알려진 업체는 아닌데 한국에서 유독 과소평가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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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리뷰. (2022/06/29)

 

오랜만에 만년필 리뷰를 쓴다. 리뷰할 만년필은 파이롯트Pilot의 프레라 이로아이 F닙. 구매한 것은 지난 3월 1일 정도. 약 4개월여의 사용을 한 후 리뷰를 올려본다. 

 이렇게 생겼다. 프레라에는 일반 프레라와 이로아이 프레라가 나뉘어 있는데, 내가 산 것은 투명 데몬 바디에 빨간색 포인트가 들어간 이로아이 레드 색상이다. 일반 프레라는 우리나라에 공식수입되는 걸로는 비비드핑크, 감청색, 브라운, 아이보리, 슬레이트그레이 색상이 있고 가끔 직구로 프레라 화이트(완전 백색)를 구매해 쓰시는 분들도 보았다. 이로아이 색에는 블랙, 레드, 핑크, 오렌지, 블루, 라이트그린, 라이트블루가 있다. 오리지널 프레라가 이로아이 프레라보다 조금 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듯하다. 내가 이로아이 레드를 샀을 땐 3만원대 정도의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구매링크도 걸어 두겠다. 

-일반 프레라(베스트펜):https://smartstore.naver.com/_bestpen/products/5098002588

-이로아이 프레라 (베스트펜):https://smartstore.naver.com/_bestpen/products/5681164050

 

파이롯트 만년필 프레라 이로아이 투명 : 베스트펜

[베스트펜] 펜이 생각날 땐 베스트펜

smartstore.naver.com

뭐, 막상 나는 걸어둔 링크(베스트펜)에서가 아닌 블루블랙이라는 다른 펜샵에서 사긴 했지만. 

 

좀 쓰다보니 펜촉이 잉크로 얼룩덜룩해졌는데, 이렇게 생겼다. 나는 처음부터 이 펜은 공부할 때 일반 필기용으로 쓰겠다 마음먹었기 때문에, 처음 왔을 때부터 꾸준히 오로라 블랙 잉크를 넣었다. 그 탓에 검은 잉크가 펜촉에 묻어 좀 지저분해 보인다. 

 

 만년필 리뷰면 필수적으로 필기감과 흐름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지. 이 친구는 조금 쉽게 길들여지는 펜촉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 일주일동안 공부하면서 얘만 썼더니 손에 맞는 필기감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내가 그 일주일동안 공부할 때 썼던 노트가 약간 도화지스럽게 거친 종이로 되어있는 어프로치 프로였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종이 탓에 좀 더 쉽게 만년필을 길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펜촉 굵기는 일제 만년필다운 세필이다. F닙인데도 트위스비 에코 EF닙에 가까운 굵기, 그러면서도 뻑뻑하지 않고 부드럽고 단단한 필기감. 크기가 크지 않아서 손이 작은 만년필 사용자들에게 딱 맞을 것 같았다. 흐름은 처음부터 괜찮았다. 오로라 블랙이라는 잉크 자체가 워낙 흐름이 뛰어나고 안정적인 잉크라서 더 그렇게 느껴졌던 것일 수도 있다. 스틸로 되어있는 닙이라 낭창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이건 내가 아직 금닙으로 된 만년필을 써본 경험이 전무해서 비교할 대상이 없으므로 패스. 저울에 재 보니 약 14g정도되는 몸체였는데, 그래서인지 전부터 써오던 트위스비 에코보다 가벼웠다. 가격대와 성능을 고려하면 이걸 입문기로 추천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손이 큰 사람에겐 너무 작을테니 손이 작은 편인 사람들한테나 권하겠지만. 그리고 부수적인 건데, 4개월동안 중간중간 한동안 이 만년필을 쓰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방치했는데도 닙마름이 전혀! 없었다. 이건 정말 큰 장점이다. 같은 회사의 카쿠노 만년필은 하루만 안 써도 닙마름때문에 잉크에 물먹이고 수시로 꺼내써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얘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뚜껑을 열었다가 닫았다가할때의 그 특유의 스윽-탁! 하는 느낌이 있는데, 그 느낌이 상당히 기분이 좋다. 그래서 사고나서 한동안 손장난이랍시고 이 만년필의 뚜껑을 열었다닫았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는 이 만년필을 샀을때 컨버터가 들어있는 채로 왔는데, 어라, 당연히 악명높은 con-40이 올 줄 알았는데 con-50이 딸려온거다. 환호성을 질렀다. 이것도 잉크주입량이 적고 영 불편한 형태지만 con-40이나 con-70보단 나으니까. 나는 어차피 잉크주입할때 주사기로 할 것이기도 했고. 여튼, 그래서 con-50 컨버터로 잘 쓰고 있다. 파이롯트 컨버터중에 그나마 나은 걸로 쓰고있다는 데에 위안을 삼고 있다. 

 

 단점이라면 역시 크기다. 피스톤필러에 대형기인 트위스비 에코를 주력으로 쓰다 보니 느껴지는 잉크저장량의 한계... 파이롯트 프레라는 트위스비 에코에 비해 훨씬 자주 잉크를 주입해줘야 하고 그것도 금방금방 다 쓴다는 단점이 있었다. 

 

오늘의 후기는 여기에서 마무리. 결론적으로, 이것도 트위스비 에코정도로 5만원대의 금액을 지불할 의향까지는 없지만 만년필을 좀더 낮은 금액으로 사서 가지고 싶다! 라면 추천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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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에 모나미 잉크랩에 다녀왔다. 날논실 만나다 글에서도 쓰긴 했지만 좀더 자세한 리뷰를 쓰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우리가 간 곳은 모나미 잉크랩 인사동점. 안녕 인사동 건물의 2층에 작게 자리잡고 있다. 공간은 그리 넓지 않았다.

잉크랩 한 사람당 체험료는 25000원이며 1인 1잉크 조색 체험+병잉크 증정+데이터베이스에 잉크 정보 등록까지 체험하는 비용이다. 개인적으로 이정도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잉크를 섞어 내가 원하는 색을 만들고, 그렇게 만든 잉크 한 병을 받으면서 그 데이터가 저장되어 나중에 그대로 재주문도 가능하다는 것은 문구덕에게 꽤나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https://www.monamimall.com/w/product/productList.do?schCateIdx1=241&schCateIdx2=850&trackingCd=store <<예약 링크

들어가면 이렇게 되어 있다. 색색깔의 잉크들, 딥펜, 유리막대, 색을 배합하는 작은 비커들, 시필지.

시필지가 제공되나 나는 내가 따로 들고간 어프로치 노트 프로에 이것저것 시필하면서 내가 원하는 색을 찾아갔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이 시필지였는데, 종이 질이 안 좋은건지 잉크를 조금만 많이 올려도 종이가 울고 뒤에 배기고 비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나는 내가 따로 들고간 노트를 썼다. 만약 다른 사람이 여기에 가게 된다면 평소에 쓰던 잉크를 잘 견디는 노트나 종이를 따로 들고가길 권한다. 색조합하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나는 원하는 색을 미리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가서 금방 만들었는데, 같이 간 트친 두 분은 만드는데에 시간이 좀 걸렸다. 두분 모두 원하는 색을 구현하기 어려워하셔서... 개인적인 생각으론 너무 여리여리한 색은 베이스를 많이 넣어야 해서 만들기 어려운 것 같다. 베이스를 많이 넣으면 어지간히 좋은 종이가 아니면 거의 번져버리기 때문에 잉크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뭔가 만들 때는 되도록 진하고 분명한 색을 고르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 제공 시필지의 발색샷. 보면 알겠지만 잉크랩이라고 적은 글씨가 다소 번져있다. 끝나고 나서야 기억해내고 아 맞다! 했던 것 중에 하나가, 체험이 끝나고 만족도 설문조사를 하는데 거기다가 시필지 종이를 좀더 질 좋은 종이로 바꿔달라고 적을 걸, 하는 것이었다.

이 잉크가 내가 만든 잉크. 집에와서 잉크를 써보니 원하는 색이 잘 구현되어 만족스러웠다.

 

잉크 만년필 덕후라면 한번쯤 다녀와도 좋을 체험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즐거웠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워 다음에 한 번 더 가고싶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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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써본 트위스비 에코는 두 자루다.

TWSBI ECO-T Clear(EF)/TWSBI ECO White(F).

앞의 친구가 에코 화이트, 뒤의 친구가 에코T 클리어.

에코T클리어는 중고로 들였고, 화이트 친구는 신품으로 들였다.

 

1.에코-T 클리어(EF)

처음으로 들인 트위스비 에코. 사실 이걸 구매할 때까지만 해도 에코와 에코T의 차이를 모르는 채, 그냥 새 만년필을 들이고 싶다는 마음에 거래했다. 5만원 가까이 하는 만년필을 중고가로 3만원 정도에 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들인지 약 반 년보다 더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이 만년필을 왜 그렇게까지 싸게 처분하셨는지 의아하다. 전혀 이상이 없고 멀쩡한 만년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참 운이 좋았던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여튼, 이 만년필은 EF닙이다. 가장 가는 닙. 이 만년필을 들이기 전에 내가 쓰던 만년필은 카쿠노 F와 라미 사파리 화이트&비스타 EF였다. 카쿠노 F는 저가형이지만 일제답게 굉장한 세필이었고, 라미 사파리의 경우엔 EF임에도 다소 두껍게 나오는 편이었다. 트위스비 EF는 그 중간 정도 되는 굵기였다. 너무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펜 선 두께에 꽤나 만족하며 쓰고 있다. 필기감은 살짝 사각이는 편이다. 이 만년필로 다이소 루즈리프 리필지, 양지다이어리, 어프로치 노트 프로를 써 봤는데 역시 세필이어서인지 셋 모두에서 살짝 사각이는 필기감을 보여주었다. 굉장히 미끄러운 편인 양지다이어리에서 제일 많이 미끄러졌다. 흐름이 콸콸은 아니라서 미끄러운 양지다이어리 위에서는 간혹 헛발질도 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어프로치 노트 프로에서는 사각이면서도 단단한 필기감을 보여주었다. 어프로치 노트 프로를 산 뒤로는 쭉 이 노트를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이 노트에 적응된 필기감이 내겐 제일 익숙하다.

겉모습은 굉장히 예쁘다. 에코T의 특성대로 둥근 형태의 삼각형 뚜껑이 특징이다. 만년필 자체만 두고 보면 이게 뭐가 예쁜가, 할 수 있겠지만 이 펜의 진가는 배럴에 잉크를 채워넣었을 때 나타난다. 투명하다보니 피스톤필러 배럴에 잉크를 채우면 찰랑이는 잉크가 보이고, 이게 상당히 예쁘며 보는 재미가 있다.

 

2. 에코 화이트(F)

위에서 대부분의 이야기를 했으니 이 항목은 짧게 써보겠다. 이친구는 아예 신품 만년필을 들이고 싶다는 욕구에서 들이기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5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니까, 많이 고민했는데 어쩌다보니 여건이 되어 구매하였다.

외관상으로 이친구도 참 예쁘다. 흰색 뚜껑이다보니 무슨 색 잉크를 넣어도 잘 어울린다. 캡에는 내 이입형 캐릭터 이름인 Calliope를 각인해두었다. 캐릭터 테마 만년필 굿즈인 셈이다. 피스톤필러 투명배럴에 대해서는 위에서 설명했으니 생략하겠다.

이 친구는 F닙이다. 위의 EF보다 한 단계 두꺼운 닙이다. 그래서인지 EF보단 덜 사각이는 편이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에 든다. 지금 현재 가장 자주 쓰는 만년필을 고르라면 나는 이 에코 화이트 F닙을 고를 정도로, 필기감이 준수해서 자주 쓰는 펜이다. 단단하면서도 조금 부드러운 편인 필기감을 보여준다.

 

*리뷰 및 추천

트위스비 에코의 큰 장점 중 하나는 피스톤필러의 잉크 저장량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처음 샀을 때 이로시주쿠 키리사메(안개비)잉크를 가득 채워둔 상태로 양도받았는데, 그 잉크 다 쓰는 데에 한 달이 넘게 걸렸다. 매일 글을 썼는데도 말이다. 잉크를 꽉 채우면 정말 질릴 때까지 그 잉크만 쓰게 될 정도로, 한 번에 들어가는 잉크 양이 많다. 필기량이 많은 사람에게는 아주 큰 메리트다. 잉크를 자주 갈지 않아도 된다는 거니까.

몸체도 그리 무겁지 않고, 필기감도 준수하다. 다만 대형기에 속해 손이 너무 작은 사람에게는 다소 안 맞을 수도 있겠다. 나도 손이 작은 편이지만, 내 손에는 그래도 잘 맞는 편이긴 했다. 가격도 나쁘지 않다. 5만원이면 가벼운 돈은 아니지만 만년필 치고는 저렴한 금액이라는 걸 만년필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 것이다. 개인적으로 입문용으로 라미 사파리를 사는것보다는 돈을 조금 더 들여서 트위스비 에코를 살 것을 권하고 싶다. 잉크에 따라 다르지만 흐름도 좋고, 닙뽑기 확률도 적은 편이기에 적극 추천한다.

라미 사파리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내가 라미 사파리와 트위스비 에코를 모두 써 보고 제일 크게 느낀 차이점을 말해보겠다. 바로 '닙마름'이다. 라미 사파리는 며칠간 만년필을 사용하지 않으면 잉크가 졸아들면서 피드에 잉크가 눌어붙어버리고 잘 나오지 않게 된다. 하지만 트위스비 에코는 내가 몇 달간 이걸 쓰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결론을 내자면, 입문용 만년필로 정말 적절한 만년필이라고 생각한다.

준수한 성능, 예쁜 디자인, 좋은 필기감까지 처음 만년필을 사용하는 사람도 실사용을 중심으로 하는 라이트 유저도(나같은) 아주 즐겁게 쓸 수 있는 만년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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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2 with 리스닐, 무아님

잊기전에 일기식으로 써둬야 할 것 같아서 써본다. 

 

놀러가기 며칠 전부터 나는 상당히 들뜬 상태였다. 야구를 보러간다니! 정말 오랜만에 직관가는거고 랜더스필드의 응원석에 가보는건 처음이라 더욱 기대했는데, 하필 21일에 SSG가 두산 전에서 완전히 박살이 났다. 16:2로 졌던가... 그래서 내가 보는 야구경기도 그런식으로 박살나는건 아니겠지? 하면서 그냥 홈런이라도 한 번 보면 좋겠네~ 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웠다. 그런 상태로 22일의 약속을 기대하며 21일에 잠들었다. 

 

22일에 그래도 아침에 공부는 하고 가겠다고 무진장 일찍 일어났다. 8시도 안 되어서 일어난 듯. 아침에 공부를 좀 하고 집에서 나와서 부평역까지 가는 데에는 1시간이 좀 넘게 걸렸다. 약속시간은 11시 45분이었는데 나는 11시에 도착해버려서... 일행을 기다리며 지하상가 구경을 좀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약속시간이 되기 한 10분 전이었나? 그때 무아님과 리스닐을 만났다. 리스는 SK와이번스의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와서, 우리끼리 만나서는 와 토템이네~ 하면서 농담을 주고받았다. 만나서 목적지인 식당에 가기 위해 지하상가를 요리조리 다녔는데 나는 정말 길을 하나도 모르겠는데 두 분은 잘만 찾으시더라. 리스가 인간 네비게이션이라고 무아님이 말씀하신 대로, 정말 네비게이션이 맞았다. 난 아직도 그 복잡한 데에서 길을 어케 찾았는지 모르겠다. 여튼 지하상가를 누비며 야구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굿바이 굿바이 굿바이 얘기를 하니까 두분이 아 그거 좋죠~~~ 하면서 응해주신게 재미있었다. 그렇게 처음 만나서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은 부평역 근처의 따라(Ttara)라는 식당. 내가 가자고 했다. 내가 전에 인도음식에 흥미가 있다고 말한 걸 고맙게도 리스가 기억해줘서, 근처에 맛있는 집이 있다고 추천해주길래 냉큼 거기로 가자고 했다. 인도음식 먹어보는건 처음이라 두근거렸다. 지하상가를 누비다가 함께 거기에 가서 각자 런치세트를 주문했다. 리스는 뭘 주문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나고 나와 무아님은 버터치킨커리를 주문했다. 조금 기다리자 커리와 난, 음료가 나왔다. 커리는 밑에 촛불을 둬서 내내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세팅이 되어 있었고, 난도 굉장히 따뜻했다. 셋이서 처음 먹어본 인도음식은... 무진장 맛있었다! 버터치킨카레가 은근 달짝지근했는데, 밥이랑 먹었으면 너무 달게 느껴졌겠지만 난이랑 먹으니 너무 조합이 잘 맞았다. 안에 들어간 고기와 커리를 난에 올려 함께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아, 그리고 식사를 하며 내가 미리 궁금하다고 말했던 야구 타로의 그날 경기 점사를 이야기했다. 리스가 봐줬는데, 리스 말로는 조금 당황스러웠다고. 타로가 "니들 끝까지 긴장 못 놓을거고 결과는 나도 모르겠다"를 시전하셨다고 리스가 그랬다. 이 점사가 어땠는지는 후술하겠다. 밥 먹으면서 같이 야구이야기도 하고, 로오히 이야기도 하고, 취향 이야기, 우마무스메, 드림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야구이야기를 하며 두 사람 다 NPB를 상당히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일본 리그는 잘 모르는데 둘다 NPB의 특정 팀을 좋아하고 있다 하며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대해 소개해주고 왜 거기에 입문했는지 알려줘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우마무스메는 내가 사일런스 스즈카를 한섭에서 처음 키워본 상황이어서 좀더 이해가 잘 됐고, 리스와 우마무스메 맞팔로우 상태도 만들었다. 로오히에서는 각자의 취향에 대해 말했는데 무아님은 라플라스, 리스는 라샤드가 취향이라고 그랬다. 나는 루실리카랑 라이레이 사이에서 와리가리 중이라고 그랬고. 우리 셋 다 라플라스의 유년기(사춘기)시절이 너무 궁금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라플라스 어렸을때 솔피랑 비슷했으면 재밌겠다고... 유전자의 힘. (ㅋㅋㅋㅋ) 셋 모두 드림을 한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드림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깊게 나누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처음으로 먹어보는 음식을 먹으니 즐거웠다. 

 

점심을 먹고나서는 근처 카페에서 수다를 떨었다. 여기서도 한참 야구랑 우마무스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우마무스메 애니 추천도 받고, NPB얘기도 한참 하고. 내가 그나마 들어봤던 요미우리 자이언츠랑 한신 타이거즈 외의 팀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아님이 응원하는 팀은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였나 그랬고 리스가 응원하는 팀은 전부터 많이 들었던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내가 NPB에 대해 아는게 전무하다보니 전부 처음 듣는 이야기였는데, 팬덤 분위기라던가 팀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경력에 따라 야구팀 운영 특징이 달라진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굿즈를 잘내준다던가, 팬 이벤트를 정말 잘한다던가... 

 

그렇게 한 시간정도 보냈던가? 그러고 나서 미리 예약해뒀던 스터디룸에 갔다. 목적은 피아스코! 오프탁도, 피아스코도 정말 오랜만이라 내가 잘할수있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함께한 플레이세트는 <KBOSCO: B safe my LIFE! 야구는 인생이다!>(our-idea.postype.com/post/7320488)였는데 정말 웃겼다. 막 수위있는 내용을 다루진 않고 순한맛으로 갔지만 그래도 너무너무 재밌었다. 쉬는시간 포함 2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우리가 모든 상황을 만드는 피아스코 플레이어라서 재미있는거지 이 스토리 속 야구팀의 팬이라면 피말렸을만한 경기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내가 스토리 만드는걸 잘 못하는 편이다보니 피아스코... 시작할땐 좀 부담스러웠는데 함께한 두분이 이것저것 많이 도와주셔서 나도 중간부터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속속 떠오르더라. 폭탄스러운 설정도 막 던졌는데 (벤치클리어링 일어났음 좋겠네요~ 이런거) 두분이 너무 재밌다고 막 수용해주셔서 ㅋㅋㅋㅋㅋ 정말 재밌는 경기가 나왔다. 내 캐릭터는 나이어린 선발투수였는데 6이닝 던지고 내려왔다. 근데 다음 투수들이 전부 망해서 경기 완전 박살나버림. 무아님 캐는 멘탈터진 리스 캐의 공을 제대로 쳐서 9회말 만루홈런을 쳤답니다. 리스 캐는 경기중에 가족이 사고당했다는 연락을 받아서 이미 멘탈이 무너진 상태였고... 막 중간에 벤치클리어링에 비디오 판독에 유성까지 떨어져서 정말 웃겼다ㅠㅠㅋㅋㅋㅋㅋ 같이 날조하는 재미가 정말 컸다. 티알 자체가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즐거워서 아 나는 티알은 못 놓겠다 싶기도 했고. 

 

그렇게 3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야구장으로 출발했다. 간 야구장은 문학 SSG 랜더스필드. 난 아직도 SK와이번스라는 이름이 입에서 안 떨어져서 자꾸 SK문학구장이라고 말하는 말실수를 했는데, 두 분이 이해해주셨다. 가는 길에 인터파크 티켓이 안 열려서 본인인증 한참 한다고 끙끙거리긴 했지만, 어쨌든 잘 돼서 지하철 타고 문학구장으로 갔다. 딱 도착하니까 최정(제일많았음), 한유섬(간혹 한동민도 보임) 등등의 응원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 스타벅스 초록색 유니폼도 보였는데 되게 예뻤다. 티켓팅이 치열했다던데 그럴만하게 예뻤다. 유니폼 입고있는 사람들을 따라가니 경기장이 나왔고, 경기장 들어가서 우리는 일단 건물 내의 여러 식당을 돌아다녔다. 식당 정말 많더라... 온갖 먹을게 다있음. 그래서 선택의 폭이 넓었다는게 좋았다. 들어오는길에 그... 부채같은... 접어서 응원하는 응원도구를 지급했는데, 그거 응원할때 아주 쏠쏠하게 써먹었다. 우리가 고른 저녁식사는 노랑통닭 후라이드+음료였다. 나는 술을 피해서 콜라 마시고 나머지 두분은 맥주 마시고. 경기시작하기 전에 자리에 앉아서 우걱우걱 먹었는데, 오랜만에 노랑통닭 먹으니 맛있더라. 뼈 없어서 완전 편하고. 그렇게 저녁식사를 하고 나니, 6시 반쯤에 시구를 하며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에 대한 감상을 말하자면 딱 한 마디다. "이게 야구지!" 놀랍게도 리스가 봐준 점사가 들어맞았다. 경기 끝나고 와 용하네... 라며 톡방에 감상을 남겼다. 정말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승부. 대충 어떻게 흘러갔냐면...

2회까지는 별다른 득점이 없었다. 3회에서 두산이 먼저 점수 1점을 냈고, SSG는 위기에 놓였다가 최정이 5회에서 적시 2루타를 터뜨려서 SSG가 역전 2점을 냈다. 6회말에서 SSG가 점수를 1점 더 내어서 1:3. 그래서 이기겠거니, 했는데 7회에서 두산의 양찬열이 솔로홈런을 냈고, 또 1점을 주루플레이로 내서 3:3이 되었다. 근데 또 7회말에서 SSG의 한유섬이 투런홈런을 때렸다. 그래서 3:5. 이상태로 이기겠구나~ 하고 있었다... 9회초 전까지는. 9회초에서 두산의 페르난데스가 2점포를 터뜨려섴ㅋㅋㅋㅋ 9회에서 동점이 되어버려 연장전에 가게 됐다. 연장전 10회초에선 점수가 안 났고, 10회말에서 박성한 2루타+김민식의 희생플라이로 비디오 판독을 거쳐 5:6으로 경기종료! 나는 9회말 끝났을때 경기장에서 나와서 중계로 승리하는 걸 봤는데 짜릿했다. 집에 있는 야빠 동생이랑 계속 카톡을 하며 경기를 봤는데, 동생이랑 나랑 카톡으로 와 이게 야구지~~ 하면서 볼 정도로 재미있는 경기였다. 동생이 부러워하더라, 간만에 야구다운 야구경기를 직관으로 봐서 기억에 오래 남겠다고. 정답이었다, 나 일주일 지난 지금 후기 쓰고 있잖아 ㅋㅋㅋㅋㅋ 진짜 재미있었다. 아, 그리고 응원석에 앉아보는거 처음이었는데, SSG응원가를 연안부두랑 몇몇 선수(최정, 한유섬)정도밖에 몰라서 즐기려나 걱정했지만 야구장 화면에 전부 가사가 뜨고 곡조도 쉬워서 금방 외워서 따라불렀다. 목은 좀 아팠지만 굉장히 재밌었다!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것도 생각보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고. 경기가 재미있어서 체력적으로 힘든 걸 몰랐다. 집에오는길(꽤 멀었음)에 급 피곤이 확 몰려오긴 했지만...

 

정말 즐겁게 보낸 하루였다. 트친님들이 먼저 같이가자고 해주신건데 덕분에 오래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야구장 다음에 또 갈일있으면 꼭 가야지. 잘 놀아주시고 데리고 다녀주신 두분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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